곡 | 가족사진 |
아티스트 | 김진호 |
앨범 | 오늘 |
참여 정보 | 작사 김진호 작곡 김진호 |
재생 시간 | 04:26 |
바쁘게 살아 온 당신의 젊음에
의미를 더해줄 아이가 생기고
그 날에 찍었던 가족 사진 속에
설레는 웃음은 빛바래 가지만
어른이 되어서 현실에 던져진
나는 철이 없는 아들이 되어서
이 곳 저 곳에서 깨지고 또 일어서다
외로운 어느 날 꺼내본 사진 속 아빠를 닮아있네
내 젊음 어느새 기울어 갈 때쯤
그제야 보이는 당신의 날들이
가족사진 속에 미소 띈 젊은 아가씨의
꽃피던 시절은 나에게 다시 돌아와서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내가 깨끗이 모아서
당신의 웃음꽃 피우길
피우길
피우길
피우길
피우길
이 곳 저 곳에서 깨지고 또 일어서다
외로운 어느 날 꺼내본 사진 속 아빠를 닮아있네
어렸을 적에는 말 한마디 쉽게 건넬 수 없도록 한 없이 무서웠다. 머리가 크기 시작하면서 모든 가족의 불화의 원인이라 생각하며 정말 많이 원망했었다. 그러다 20대 초반이 되어서야 한 생각이 들었고 그 원망을 드디어 멈출 수 있었다. 아버지도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었고, 한 명의 철없는 남자였고, 한 명의 젊은 청년이셨다. 그때는 지금만큼 세상이 제공하는 정보도 없을뿐더러, 그 많은 역경들을 겪어오면서 내가 원하는 자상하고 다정한 아버지의 모습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고 그게 내가 되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거란 생각이었다.
가족사진 속에 미소 띈 젊은 아가씨의
꽃피던 시절은 나에게 다시 돌아와서
맞벌이에 모든 집안일을 하시고도 아버지와 나의 잦은 일탈과 속썩임에도 언제나 묵묵히 헌신하시고 바보같이 열심히만 사시는 어머니셨다. 어느 날 몰래 방 안에서 눈물을 훔치시는 모습을 보고서 뒤통수를 쌔게 맞은 것 같았다. 그동안 어머니가 여자인걸 몰랐었다. 힘드실 거란 생각을 그리 크게 해 보지 못해봤었던 것이다. 그날부터 천천히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직접 끼니때마다 상을 차리고, 설거지하고, 방 청소하고, 세탁하고 빨래 널고 개고, 화장실 곰팡이 청소하고, 쓰레기 버리고, 분리수거하고 등 집안일을 맡아서 하고서야 알았다. 힘든 것을 빼고 이야기해도 주기적으로 해야 해는 고통과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었다. 그때 알았다. 아들의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 어머니는 구태여 나를 시키지 않았다. 아무리 힘들고 시간이 없어도 여가와 취미를 완전히 포기하시며 본인이 다 하셨던 것이었다. 그때 머리를 스쳤다. "나는 그만큼 소중히 시간을 썼는가?"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내가 깨끗이 모아서
그럼에도 부모님은 본인들이 해주신 것보다 더 해주지 못한 것을 마음에 안고 사신다. 나 또한 부모님의 본인 만족보다 다른 가족과의 비교를 통해 더 해드리지 못한 것을 품고 산다. 부모-자식 관계라는 게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많이 고민도 해보고 시도를 해보았지만 아직 쉽사리 상황을 바꾸지 못했다. 그럼에도 얼마가 될지 모르는 시간은 영원히 기다려주지 않기에, 부모님의 희생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부단히 성장하고 생각 한번, 말 한마디 더 건네는 일상을 자주 보내려고 노력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