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 도망가자 |
아티스트 | 선우정아 |
앨범 | Serenade |
참여 정보 | 작곡 선우정아, 작사 선우정아, 곽은정, 편곡 선우정아, 권영찬 |
재생 시간 | 04:30 |
도망가자
어디든 가야 할 것만 같아
넌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아
괜찮아
우리 가자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대신 가볍게 짐을 챙기자
실컷 웃고 다시 돌아오자
거기서는 우리 아무 생각말자
너랑 있을게 이렇게
손 내밀면 내가 잡을게
있을까 두려울 게
어디를 간다 해도
우린 서로를 꼭 붙잡고 있으니
너라서 나는 충분해
나를 봐 눈 맞춰줄래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가보자 지금 나랑
도망가자
멀리 안 가도 괜찮을 거야
너와 함께라면 난 다 좋아
너의 맘이 편할 수 있는 곳
그게 어디든지 얘기 해줘
너랑 있을게 이렇게
손 내밀면 내가 잡을게
있을까 두려울 게
어디를 간다 해도
우린 서로를 꼭 붙잡고 있으니
가보는 거야 달려도 볼까
어디로든 어떻게든
내가 옆에 있을게 마음껏 울어도 돼
그 다음에
돌아오자 씩씩하게
지쳐도 돼 내가 안아줄게
괜찮아 좀 느려도 천천히 걸어도
나만은 너랑 갈 거야 어디든
당연해 가자 손잡고
사랑해 눈 맞춰줄래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가보자 지금 나랑
도망가자
어디든 가야 할 것만 같아
넌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아
나의 어린 시절들은 보통의 감정이 우울이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평소보다 얼마나 나쁜지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그런데 내 표정이 지쳐 보인다며 말을 건네주는 주변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는 그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 줄 모르고 가볍게 "내가 그랬던가" 하고 넘어갔었다. 사회에 나오고 나서 알게 됐다. 내가 기분이 좋지 않다고 먼저 말하지 않아도 나를 배려해주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단단한 애정과 관심이 있기에 가능했고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나의 걱정이 오지랖이 되는 게 싫어서 그랬지만 어쩌면 용기가 부족했던 순간이 더 많지 않았을까.
너랑 있을게 이렇게
손 내밀면 내가 잡을게
"힘내", "괜찮아" 힘든 순간에 받을 수 있는 감사한 말들이지만 사실 나는 힘이 나지 않는다. 나는 괜찮지가 않다. 재미있는게 내가 어떤 말을 원했었는지 아직도 나는 모르겠다. 하지만 형식적이라고 생각되어 와닿지가 않았다. 그때 어떠한 말보다 닿을 거리에 있어주는 것만큼 고마운 일이 없다. 내가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했던 시기에 "오늘 기분은 어때?"와 같은 안부를 매일 물어보고는 귀 기울여 대답을 들어주던 친구가 있었다. 내 인생의 귀인이라고 생각한다. 섣부른 위로를 하기 전 그 사람의 상황을 더 고려해보거나, 닿을 거리만큼만 가까이 있어주자.
돌아오자 씩씩하게
지쳐도 돼 내가 안아줄게
내가 그동안 무모하게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언제나 돌아올 수 있는 집과 부모님, 친구가 있어주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는 많은 것이 다르게 느껴진다. 머지 않아 떠나게 될 집, 영원히 계실 수 없는 부모님, 시간을 맞출 수 있어야 만날 수 있는 친구. 한동안 이것들에 꽤나 불안해했던 것 같다. 그러고나서 내려진 결론은 허락된 시간동안 더 값진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새로운 가족이 될 사람과 변화된 환경과 공간을 준비하기로 했다.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은 안정감 그 이상의 힘을 가져다 준다.